약대, 기존 개방형 '2+4년'-'통합 6년' 병행
교육부 “약계 입장 반영 학제 개편 투트랙 방향 가닥"
[Daily medi 양보혜기자 bohe@dailymedi.com]
약학대학 학제 개편의 윤곽이 드러났다. 기존 개방형 ‘2+4년제(기초·소양교육 2년+전공교육 4년)’와 ‘통합 6년제’를 병행 운영한다.
교육부는 지난 24일 열린 약대 학제 개편 정책자문위원회 5차 회의를 마친 뒤, "지난 2009년부터 도입한 개방형 2+4년제와 약계가 요구한 ‘통합 6년제’를 모두 운영하는 '투 트랙(two-track)' 대응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논의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다.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5차 자문회의를 통해 현행 2+4학제와 통합 6년제를 함께 운영하자는 방향으로 잠정적인 합의가 이뤄졌다”며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정책연구 결과도 검토해야 하고 구체적인 세부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급격한 변화보다는 투 트랙으로 두 제도를 모두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 약대 학제는 ‘2+4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다른 학과(생물학, 화학 등)로 입학해 대학 2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약학대학 입문자격시험(PEET)을 통과해야 한다. 다른 학과에서 기초소양 교육 2년을 이수하고 약대로 입학해 전공교육 4년을 밟는 것이다.
이 제도는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가진 학생들을 폭넓게 모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우수한 기초과학 전공자들이 약대로 대거 몰려 학문 후속세대의 단절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야기돼 과연 현행 방식이 약대의 전문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돼왔다.
약학계와 약사단체는 ‘2+4년제’가 낳은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6년제 통합제’를 제안했다. 지난 8월 약사회는 교육부를 찾아 ‘6년제 통합제’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면담의 시간도 가졌다.
최두주 정책기획실장은 “현행 약대 학제는 약학교육의 효율성 저하, 약대 입학을 위한 사교육비 부담 증가와 같은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다”며 “특히 화학·생물학·물리학 등 기초과학 전공 학생들이 학업 도중 약대 입학을 위해 대거 이탈해 기초과학 학문 분야의 붕괴가 우려돼 통합 6년제로 학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에선 약대 학제가 6년제로 운영된다. 미국의 경우 임상전문약사(Pharm. D) 배출을 위해 특화된 학제로 교육과정에서 직업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일본은 연구중심 국립대와 임상중심 사립대의 절충에 따른 병행체제를 갖추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공계 계열에서 우수한 기초학문 전공자들이 대거 약대로 이탈하는 문제를 막고, 임상약학 등 약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약계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해외에서 6년제로 약대를 운영하는 사례도 반영해서 이 복잡한 문제를 풀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국약학교육협의회 관계자도 “오늘까지 교육부에서 5차례 자문회의를 하면서 통합 6년제 추진 방안을 논의했지만, 현행 2+4학제와 병행하는 선에서 큰 그림이 결정됐다”며 “차후 세부적인 그림이 나오겠지만 일단 약계와 이공계의 강력한 요구가 일부 받아들여져 다행이라고 본다”고 입장을 표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이 자리에선 약대가 왜 6년제로 운영돼야 하는지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까지 화두에 올랐다”며 “약사회에서 과거 5년제를 할 때보다 임상약사 능력에 대한 점수가 1점 이상 올랐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 부분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